▶◀노무현 전 대통령을 기억하며


본인은 불행히도 노선이 보수 쪽에 가까운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뭐하러 이런 글을 남기느냐고 하는데 그건 좀 닥치고 잘 들어주길 바란다.
본래 보수라함은 자기의 것을 지키고 그것을 서서히 발전시키는 것에 의의를 둔다.
그런데 지금의 보수라고 부르고 있는 것들이 과연 보수의 가치를 가지는 가는 매우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다.

아니. 난 지금의 보수(?)는 과감히 아주 과감히 자기의 것을 '내주는' 거에 혈안이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지금 많은 것을 잃어버리고 있다. 그것도 아주 순식간에.
평화를 잃어가며, 신뢰를 잃어가며, 자유를 잃어가며, 더불어 누구들이 자주 외치는 '돈'도 잃어간다.
그것은 현재의 '무엇'을 위해 우리의 미래가 희생되고 있다는 걸 의미하는 거다.

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좌파라고 부르는 사람들을 절대로 이해할 수 없다.
물론 과격한 분들 눈에는 미국에도 개겼고, 자주 수호를 외치고, 수도를 남쪽으로 끌어내려 내 땅값 떨구려는 사람으로 보였을 지도 모른다.
나 역시 서울에 사니까 솔직히 행정 수도 정책은 취지는 알지만 반대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는 어떤 의미에선 매우 내가 생각하는 '보수'와도 일치하고 있다.
자신의 힘을 남의 의지가 아니라 자신의 의지로 발현하는 게 뭐가 나쁜가? 그게 나쁜 이유라면 '귀찮아서?' '할 게 많아져서?'
어른 뒤에 서서 벌벌 떨고 있는 모습이 보수의 모습이라고 한다면 미안하지만 난 거부하고 싶다.

그리고 가진 자의 것을 빈자에게 돌려주려는 시스템 마련이 가진 자들에게 반발을 산 점도 솔직히 나는 어불성설이라 생각한다.
그들에겐 현재만 있지 미래는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언제나 우리는 현재를 강요당한다. 시험을 쳐서 학교를 가서, 시험 쳐서 대학의 급수가 정해지고, 정해진 것들이 기록되며 그에 따라 평가는 천차만별이다.
물론 노력하는 자에게 광명이 있으라는 축복을 무시하고 싶진 않다. 오히려 노력이야 말로 최고의 가치 중 하나니까.
그러나 그 노력할 기회마저 현재라는 말에 의해 묻혀버리는 건 아닌가 다시 생각해보자.

그리고 그 노력할 기회를 빼앗긴 사람들이 적으면 적을 수록 그들은 버려진 계층이 되며 남은 계층은 다시 거기서 계층을 부여하고 제일 밑단을 버리면서 또 다시 한계선을 그으는 현상이 발생하는 게 우리가 바라는 모습인가?
인도의 카스트 제도의 폐해를 우리는 공부했고 잘 알고 있다. 결국 우리고 그와 같은 모습에 빠지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솔직히 작년부터 들고 있다.
x의 기회를 포기한 사람에게는 y의 기회가 있어야하고 x를 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x가 손에 잡히는 것이야말로 다양성과 노력/보상이 일치하는 그들이 이야기 하는 '선진 국가의 가치관'이 아닌가?
미래를 누릴 사람이 점점 한정되면 차후엔 그 미래는 사라진다. 계속해서 짤라내고 나누기만 하다보면 결국 0로 수렴되는 무한 공식이 된다.
정말 국민이나 일만인들을 세금내고 물건 사주는 돈주머니라고 생각한다면 그들의 돈주머니를 불려줘야 돌아오는 이득이 많아질 것이 아닌가? 그냥 쥐어짜면 다 나오나? 그래도 이 나라의 모습이 몇 십년 평화롭게 된다면 내 '그대들'에게 투자하리다?
그런데 그럴 거 같진 않구료.

그런 점에서 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어느 정도 미래를 바라봤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단순히 이상주의로만 저런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는 그것이 정의였다고 믿을 걸 게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받아주지 못했지. 왜냐?
그렇게 교육받지 못했기 때문이고 지금의 교육 꼬라지를 보아할 때 아무래도 이 나라에서 정의파는 성공하기 힘들 꺼라는 게 눈에 보이기까지 하는데 어쩌라고?

도덕 교과서가 필요가 없는 국가가 되는 것만은 좀 사양하고 싶다. 도덕 교과서 대로 도덕적으로 살아봤자 날아오는 건 돈과 권력의 '땡깡'이라는 사실을 내 아이들에게 가르쳐주는 것만은 사양이다.
몇일 전에 게임을 하면서 아는 형에게 살짝 '이민'이야기를 꺼낸 건 그 때문이다.
난 보수주의자이면서도 미래주의다. 현재를 지키며 미래를 천천히 디자인하는 것도 보수주의의 한 모습이다.
무조건 현재의 보따리를 부여잡는 게 아니라 현재의 보따리에서 무언가를 꺼내며 그것의 결과물을 예측 가능하게 하는 것이 일명 '투자'가 아니던가?
그런데 그 결과물이 불투명하면 어쩌라는 건가? 그것은 마치 빠찡꼬와 다를 바 없다. 동전 넣고 잃고 나는 대박을 노리고.
난 우리 사회가 그런 빠찡꼬와 닮아가는 것이 별로 좋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런데도 점점 그렇게 변하고 있다.

미래는 빠찡꼬. 코인은 only money, 부가적으로 필요한 건 눈썰미.
=대박의 확률은 돈의 양과 비례

그나마 게임의 세계는 조금이나마 낫다.

아이템 드롭은 빠찡꼬, 코인은 '시간과 노력', 부가적으로 필요한 건 컨트롤.
=대박의 확률은 시간의 남아돔과 컨트롤의 질에 의해 다름

이 사회에서 게임 중독 어쩌구 하는데 난 그 원인이 이래서 조금 보이는 거 같다.

여튼 말이 길었지만 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나름대로 추모하려고 한다.
그는 불운의 시대를 타고나서 무언가를 이상적으로 만들어보고자 했으나 실패한 인물이다. 그러나 난 그 실패를 존중한다.
앞으로 누군가 지금의 시대가 걱정되어 분연히 일어서고자 할 때 참조할 인물이 된다면 아마 분명 노무현 전 대통령이 될 것이다.
그는 좋은 참조 자료요 대상이오 경우의 수다.
그의 실패를 무조건 실패로 단정짓는 것이 아닌 그 의미와 과정과 사유를 쪼개서 판단할 수 있었다면 그렇게 공격받지 않아도 될 사람이 안타깝게 죽었다.
우리에겐 그 능력이 없어서 말이다.

물론 집안 단속도 잘못했다면 잘못했지만 그보다 더 한 사람도 살아있다.
이 같은 결과가 벌어졌다는 게 안타깝고 안타깝다.

by sharnhoist | 2009/05/24 10:10 | 트랙백(1)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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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나에게 충고하기™ at 2009/05/24 15:40

제목 : 대한민국 제16대 대통령 노무현 서거
대한민국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이런 제목의 글을 올린다는 것이 부끄럽다.지금 인터넷은 노무현 前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하여 자살/타살 논방이 뜨겁다.다음 아고라 자유토론방 글中위 글들은 근거 제시가 부족한 자살보도 내용보다 오히려 논리성이 있어 보인다.(물론 추측하긴 하지만)아무.....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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